독이올라 짱배기 뿔났을때 !

2006. 6. 5. 07:04250. 이야기

마침내 자전거탐방으로 재래시장마다 둘러본뒤

2006-06-01 부터 씨았씨 장사를 시작 하고야 말았다.

주식 몽땅 팔려다 1/3 만 헐값 처분하니 비쌀때 사둔 거이라 거의 반절값이 되고 말았다.

그돈 갖고 외삼촌 께 졸라서 현금반 외상 반으로 씨앗을 구입해서 첫장 나들이로 칠곡장에서 씨앗을 팔기시작 했다.

보기좋게 장세만 천원 뜯기고 한푼어치도 팔지 못했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헛탕칠줄은 꿈에도 몰랐다.

 

외삼촌 께서 말씀 하셨다.

넌 지금 내가 씨앗 팔리는걸 보고 이거이 장사하면 되겠구나 짐작했겠지만 내가 뭐라 카드노 ,

절대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는 씨앗 안사간다고 안카드나 .

니가 지금부터 열심히 떠들고 해봤자 1년은 고생해야 한다 안카드나.

내가 니이가 많아도 사귀논 사람이 있어서 그래도 장사는 되지만 넌 일년은 죽을 고생 해야 한봉지 팔똥 말똥 할끼이다.

얼굴이 알려지고 입소문이 나야 장사가 되는거이지 아-들 사탕 사묵드시 아무데나 눈에 띄는되로 사가는 거는 절대로 앙인기이라 !

 

니가 이장사 할라카믄 내얼굴 안븨는 한쪽구섞에 숨어서 니가 아는사람 한사람이라도 만나그덩 얼굴에 철판깔고 헐값에 정말로 헐값에 아니면 공짜로 주어서라도 팔아서 한분이고 두번이고 신용을 얻어가며 차츰 차츰 신용을 얻어서 발을 넓피야 팔리지 ,첫문잉 부터는 절대로 안팔린다.

 

그러구러 고생해야 한 3 년 지난야 쬐멘치 팔린다고 각오하고 해야듼다 안카드나.

나도 밥은묶꼬 살아야 항이 내손님 을 무조건 니한태 소개시켜주고 나면 낭 뭐묶꼬 사노.

단지 내가 장사하는 방법이나 갈치주고 어데서 어떻게 물건을 사야 속지않고 헐키 사는지는 갈치주지만  내가 살 동안에는 나도 묶꼬 살아야 항이 내손님을 니한테 다 소개시켜 줄수는 없지.

 

맞는 말씀 이다.

모도 맞는 말씀 이다.

 

다음날 금요시장엘 물어 물어 찾아갔드니만

안듸느망 , 거도 안되는망, 그짜아도 안되는망 .

 

이놈으거는 전시는 낸다케도 안된단다.

벌써 임자가 다 있어 자리가 없단다.

 

쫒끼고 또 쫒끼이고 서너번 쫒끼이 니러 강이 칠곡 IC 까지 내려갔다.

금요장에서 1 km 떨어진 곳이나 사람다니는 길목 이라 자리를 펴고 장사를 시작 했다.

 

토종이라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거 숭가놓으망 소출이 안나서 말짱 손해보고 말재 한다.

그말도 진실이다.

이래서 토종은 안먹히 드는 거이라.

공짜로 준대도 손을 뿌리친다.

 

옆에 메실장사 역시 예까지 쫒겨왔다.

그래도 따문따문 팔리기는 한다.

 

어째 시끄러버서 힐끗 옆눈질로 보니

하이고 그렇게 헐값에는 몬판다 카미

----- 비닐봉지에 담은 메실을 빼았아 도로 광주리에 솓으며 ---------

안팔랍니더 그렇게는 몬팝니더 하면서 한사코 팔지않겠다며 저짝에가서 저거나 사가이소

 

 하고 손님을 쫒아버린다.

 

흠 ! 장사가 독이오르면 팔았던 물건 도로 빼았아 버리고 마는 구나 !

 

짱배기에 뿔이 났는게 틀림없었다.

 

손님이 왕이 되려면 자못 지나친 흥정은 삼가해서 장사꾼이 손해보도록 해서는 안되는 것이란다.

 

내긋트마 일할 손해보고도 얼굴익히기 위해 팔겠는데

 

재수없다 카딍이마는 그만 메실 우두바 사짊어지고 딴데로 가버리니

 

또다시 혼자 섯다가 앉았다가 졸다가 어깨에 무엇인가 떨어지길래 보니 벗나무 그늘인지라

뻣찌가 떨어저 검붉게 터지며 옷에 물들이고 있었다.뻣찌에 쫒겨서 다시 땡빛으로 나왔다.

 

땡빛에서 시름없이 파리만 날리는데 손님 한분 오셨다.

 

댓뜸 주섬주섬 줏어들며 한손가득 쥐고는 모지리 천원씩으로 계산 하잔다.

참 기가 막혔다. 다행히 아주 비싼거는 하나 뿐이고 해서 자세히 계산해보니

천오백원 이 믿지게 됐다.아까 매실장사생각이 났다.내짱배기에도 지금막 뿔이 돋으려 한다.

양쪽눈 질끔 감고 눈가에 뭉그르르한 무엇을 느끼며 어금니를 꽉 깨물고 고개를 끄떡끄떡 하며 볼멘 목소리는 숨긴체

두말없이 여섯봉지를 팔아버렸다.

 

산넘어 저멀리 허공을 보다가 ,허 그래도 오늘 맛수는 했제 !

 

너무 미안한지 거스름돈 5백원을 받지 않겠단다.

억지로 주었더니 내어께를 두둘기며

하이고 이것보소 종묘상에보다 이렇케 헐케팔면 우짜노 ! 아제 나이가 올해 얼만게 한다.

진갑까징 지났꾸마 했더니 그라마 부끄러울껏도 없는데 차라리 질깡 댕기미 종이박스 주어 파는게 더 돈벌이 된다며 장사 만류한다.

 

독 그만 올렸으면 얼릉 가버릴 것이지  자꾸 떠들기는 ,고얀지고 !

 

나보다는 댓살 많아보여 삿대질도 할수없꼬

 

내사 오늘 장세 천원 안내도 되니 천원 손해봐도 맛수 손님인데 본전은 되니 걱정 말라고 했드니 아 글쎄

 

자기도 워낙 농사오래 지어봐서 아는데 씨앗값이 정말로 이래팔면 2 천원 믿지는줄 안단다.

 

순간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참을인자 3 이면 화를 피하고 열개면 살인도 면한댔지 하는

국민학교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라

 

알면 얼릉 가버려 하고 속으로 내깔기고는

저멀리 자리를 피해 버리니 그제사 봉지를 웅켜쥐고 가버린다 .

액띔 한거야 , 이정도로 심한굴욕을 당할줄이야, 예전엔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다.

 

소비자가 왕보다 한수위여서 아예 가지고 노는것이었다.

마치 2천원 손해보이면서도 사갈수있다고 자랑하는것 같아 보였다.

 

나도 매실장사처럼 자리를 서너발자국 옮겼다. 혹시나 그자리가 재수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음날 에는 자인장엘 갔다.

 

자리를 깔고 씨앗을 막 진렬 하려는데 전세 거두러 다니시는 분이

 인자 오마 우짜노.전세도 못받구로 하더니

너무보잘것없는 씨앗 몇봉지 뿐인지라. 어이없어하다가 그냥 가버린다.

 

땡빛을 잔뜩 따갑게 받는데 젊은 아낙네가 왔다. 난 그들의 세련된 말솜씨를 아는지라 얼른보내려는데 마침 자랑할 토종메멜을 찾는지라 얼른 좋은 토종있다고 했더니 그건 아닌데 그건 수경재배 안되는데 하며 제발로 가버린다.

 

떠돌이 약장사의 장사솜씨랑 생선가게 아낙의 능청스런 장난질도 구경하며 졸음을 쫒고 있는데 아까 그 아낙이 또와서 머뭇거린다.보기좋게 흥정을 당하여 봉지쩨 천원에 주어 보냈다.

보내며 해준 말 이란 조신땅에 나는 물건잉 땅에 뿌리망 틀림없이 싹이 트느망

실때없이 보기좋기 허여멀겋고 굴찍굵찍한 중국 곡식을 속아 사갖고 가마 그린건 중국에서 나올때부터 씨앗씨 몬하구로 방사선쬐어 다 죽여놓은거여 ! 조선땅에 나는 씨았씨는 뿌리기만 하마 누구한테서 샀더라도 전부다 싹이 잘트니 까므잡잡하고 짜잘한거 사가망 틀림없꾸망  !

 

내사 공짜로 얻어온거이니 이돈 천원으로 좀있다가 장시나 주어야지 .

그리고는 더이상 아무도 찾아오지 않아 천원이 생긴셈이다.

 

3일동안 장사해서 천원벌었으니 하루에 3백원꼴로 벌었고나 ! 손해본날은 물론 계산에 넣지 않은 내 고유의 산술법이지만 .

 

자인까지 차비만 해도 5천원 드는데 ...자전거로 왔으니 역시 잘한게지

 

차비만 번다케도 점심값은 될거인데

 

아무튼 김밥은 매일 싸가지고 다녀야지 !

 

이렇게 일년을 버텨야 한다니 , 쉬는날엔 주식을 몽땅 처분하여 경비결손 매꾸며 일년은 어때턴 보내보아야지.

다구진 결심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