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줏어먹고 사는 정처없는 나그네

2009. 12. 2. 10:55285. 자양구 타고 댕기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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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장사가 끝난지도 벌써 한달 넘었따.

워낙 둔해서 괜시리 시장가서 씨앗전을 펼첬따가

하나도 못팔고 전세만 1000 원씩 내는걸 옆에서 보다가 귀뜸해 준다.

 '"씨앗철 지난것 같은데.....    ,뭐 다른거라도 갖다 팔면 .... "

몇번이나 헛탕치다가 끝내 나도 한마듸 남겼따.

 

내는 씨앗 팔려고 나온게 아니라 씨앗 팔려고 나오는 사람들 기다려 본것인데 ....

그리곤 마침내 결심 했뿠따.

   아 ~ 아 ~ , 전시내기 아까워 .... ,종내 시장 다니기를 끝내놓았뜨니 ....

 

아이고 심심해  ,   느려터진 컴퓨터 바이러스 잡는다꼬 한 열흘간 두문불출  그래도 시원찮아

서로부닿치는 부작용 많았떤 Avast 를 다시 설치하고 3일동안 정밀 색출로

바이러스를 말끔히 청소 해놓고 나니  이젠 컴퓨터 처다보기만 해도 눈이 아프다.

 

자양구를 타고 나갔으나 막상 갈만한 곳이 없는지라 실낱같이 남은 찡긴텃밭 에 가서

비맞아 파랗게 씨가 들어난 순경배추씨들을 흙을 떼다가 조심스레 다저 주고

 

불로동 아파트엘 가서 창가에 얹어놓은 대추방울 도마도에 물 주고 베란다로 내려놓고

 

    가지가 나면 도마도가 안달린다고 하니 적심도 해주고

 

                며칠새 꽃이 조금 자란것 같다.

 

    방이 넓어 보여야 손쉽다기에 도마도를 베란다로 모두 내려 놓았따.

 

    염두에 두고  관찰중인 붉은빛 봄동

 

      이렇게 묵혀진 밭들 ,      아 ~  참   아깝따 !

 서로 이웃하는 상치들이 한쪽은 이렇게 싱싱하고 한쪽은 얼어 죽어가고 있따. 내한성 의 차이다.

 

이렇게 붉은 줄기의 무우청은 그냥 먹어도 맛이 아주 고소한데

사람들이 몰라서 보기 싫은 색이라고 모다 따 내버려 진다.

 

낛시나 구경하겠따고 강가로 가다가 마침 높고 긴 뚝을 따라 썩어가는 호박들이 나뒹굴길래

하나 따서 깨뜨려 보니 씨앗이 쓸만 했따.

 

옳치 이것이라도 씨를 모으면 호밧씨를 시장에서  공짜로 나눠준다 한들 손해볼일은 업ㅅ겠꾸먼

 그렇타면 심심할때마다 이렇게 높은 제방밑을 어슬렁 거려야지  !

 그래서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호박씨를 줏어 모으러 나섰따.

 

그런데 어떤이가 제방에서 양파새끼를 열심히 모으고 있었따.

한마듸 물어보니 그이 왈

이렇게 아까운걸 많이도 버려놔서 텃밭에 심어놓으면 내잉게 양파는 공짜로 얻어먹을수 있꼬

낭비도 막지 않겠냐꼬  !   맞ㅅ소 그래 나도 이렇게 호박씨를 많이 줏어 모았쏘 .

차마 그이의 양파모종 뿌시래기 줍는광경을 사진찍지는 못했따. 누가 딀까뽜  ?

 마침 옆에 굴러 다니는 호박 한개를 주워더 쪼개주며 호박도 심으시면  ....  , 그것 참 좋소 !

 나처럼 이렇케 돈 안들이고 버려진것 중에서 쓸만한 채소 씨앗을 거두어 들이는 동행을 만나긴 했찌만

같이 다닐수는 없었따.

그는 순전히 진짜로 강가에 버려진 것들을 줏어 모아 되살려내는 것이 목적이고

나는 수확할 가치가 없어 그냥 방치된것 중에서

설익어 쓸모 없는 것이지만 덩굴이 말라죽으면서

충분히 후숙되어 씨앗으로 쓸만한 것 을 찾아다니기 때문에 갈길이 서로 달랐다.

그러기 때문에 대부분 된서리를 맞고 얼어서 버려진게 덤불속에 많치만

 더러는 풀숲에 잘 가려저 충분히 후숙과정을 마친 좋은것이 있었따.

주인인듯한 사람이 밭에서 일하고 있어도 말리지도 않고 얼어서 못쓸거요 하고 만다. 

 

 집에 와서 잘 씻어서 말려놓으니 이렇게 좋은 호박씨로 둔갑했따.       반되는 됨즉 하다.

 이런씨앗들은 대부분 품질이 좋질 않치만 호박잎을 따내 팔려는 농부들에겐 더없이 좋은 씨앗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