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편 --- 동명장터의 할머님 댁 토종 대추 나무

2008. 9. 25. 08:0680.과채류일지

 

 어제 동명장에서 내가 짐을 맡겨두는 할머님 댁에서 대추를 두 자루 얻었다.

할머님 께서는 93세 이시고 귀가 좀 어두운것 외에는 아주 정정 하시어 젊은이와 꼭 같으시다.

 

대추를 얻어먹던중 맛이 너무 좋다고 했더니

따님왈 우리집엔 작년 대추는 물론 저작년 대추도 있노라고 했다.

 

얼시구 !

그것 좀 주이소 !

내가 너무 주제넓었나 ?

내가 티박맞으면 어쩌려고 이레지 ?

 

예 , 드리께요 !

그리곤 주저없이 셋이서 보관해놓은 장독대로 가서 단지를 열었는데

 

대추 농익은 향기가 무슨 꼭 달콤한 약초 향기가 풍겨 나왔다.

 

두보따리를 들처 냈는데

나는 역시 욕심 꾸러기 본능이 많은지라

큰보따리를 널름 받고는 이걸 주이소 !

꾀나 묵직해서 두손으로 움켜 잡았다.

너무 많은 벌레똥이 흐르는 지라

너무 미안해 하며 거름이나 하겠다고 우기는걸

억지로 또 억지로 떼를 쓰고 또 쓰고

그렇게 억지로 받아냈더니

그럼 이것이라도 가저 가게 , 너무 미안 해서리

그래서 작년대추 보따리 작은것과 제작년 대추보따리 큰것 모두를 얻었다.

도저히 물리칠수없는 두보따리를 얻어 받고는 너무나 황공해서 어쩔줄을 몰랏다.

  

그 모두 약으로 대려 먹으려고 보관해온 것이지만

지금 나무에 달린것이면 충분히 약을 해먹을수있다고 모두 주신 것이다.

도무지 욕심이라곤 털끝만치도 없으신 집안 분위기다.

 

아직도 할머님네 시골 인심이 이렇틋 하고

   터무니 없이 졸라대며 뺏어오다시피한 도시인의 내 철딱서니없는 파렴치한 욕심쟁이 본능

 

그러면서도 ,나오면서  또 석류도 좀 주이소 !

      ... 나는 도저히 어쩌할수없는 욕심꾸러기 악당 인지, 자꾸 남의것을 호시 탐탐 하는것 같다.

따님 왈 그건 안듸누마, 모자라 누마, 이미 누구 누구네 줄 선약이 다 듸어서 모자라 누마 !

 

난 씨앗 점포에 앉아 무거운 대추보따리를 열어서 대추를 쪼개먹었다.

말랑말랑 하고 쫄깃쫄깃한게 꿀맛 과는 도저히 상대가 안듸는 차원이 다른 맛을 느꼇다.

생전처음 휘귀한 맛을 보는 영광이었다.

물론 그 속에는 하얗게 쬐그만 벌레들이 서너마리씩 우굴우굴 ...

진짜 구마 ! 진짜로 벌레똥 조차도 쓴맛은 전혀 없고요 한약내 물씬 풍기는 꿀맛같은 달콤고소한 .....

찐덕찐덕 갈색 벌레 똥덩어리 만 엉겨있는 너무나 진귀한 보약 덩어리라고 표현해야 겠다.

 

그렇게도 귀중한 벌레똥이 흐르지 않도록 소중히 또 소중히 다루어 집에 가저왔다.

그 예길 듣고는 우리여왕님도 무척 좋아했다.

 

            ........ 이건 변변찮타꼬 새로이 할머님 께서 손수 막대기로 싱싱한 토종대추를 따서 또 주신 것 이다.

   난 정말로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 됐다.

           100년전의 시골인심이 그대로 다 살아 이어지는것 같다.

그러나 오늘 아침에 대추보따리를 들어보고는 수천마리의 개미가 우굴거린다고 기겁을 하고  꺼내 왔으나

싫어하지는 않고,저개미 어떻게 하면 몰아내지 ?

 뚜거우면 다 나가니까 아주 좋은 약대추지 !

 

아직까지는 대추속을 까보지 않았으니 지절초풍을 않겠지만

벌레 까보기 전에 얼른 씻어 다려 약대추 즙을 다려놓아야 겠지 .

 

벌레 예기만 꺼내도 당장 개워 낼테니까 !

 

이렇게 오래토록 보관해도, 벌레가 먹어도, 벌레 똥 까지도

꿀맛같은 좋은 토종대추를 보호하고 번식 시켜야

내가 태어난 보람이 있지 않을까 ?

 

이런씨앗을 소중히 여겨야 참다운 한민족의 후예라 자랑할수 있지 않을까 ?

 

내가 행운 을 잡은 것이다, 땡 잡은 것이다.

해묶은 대추씨와 새것까지 모두 땅에다 뿌려서 번식 시켜야지  !  !  !

  야 ~ ㅅ  호 ! 

             야호 !  ! 

                           릴 ~ 리리 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