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 같은 장마 빗 속을 자전거 타고 군위 소보 시장엘 가 보았다.

2009. 7. 13. 05:0026 j. 소보장

씨앗을 구하려고 어디 안가는 곳이 있껬냐 마는 연일 호우주위보가 내려진 가운데

장마비를 맞으며 자전거로 군위시장을 향해 달렸따.

군위야 여러차례 거친 길목이긴 하지만 시장엘 가보는 일은 오늘이 처음 이다.

헛탕을 치고는 물어 물어 소보면 서경리를 향해 줄기차게 달렸따.

 

억수같은 비 세례를 너댓차례 얻어맞아 옷이 흥건히 젖다가 마르다가 를 반복 했따.

 

 

 다부동 고갯마루에서 본 다부동6.25 전적기념관 과 유학산, 구미 천생산 꼭대기엔 구름이 닿코

 

 

 천평 저 넘어엔 밝은 땡삣 역력하고, 오늘 날씨 한번 잘 잡았고나 !

 

 

 의성을 오갈때 부터 익히 들르던곳, 청기와 휴개소 , 그 옆엔 으례 자두 맛 깊이, 많이 느끼고 , 한끼 식사 대용으로 아주 만점, 그래도 남은 욕심에 두봉지 챙기고 길을 재촉했따.

건물을 찍느라 자두 나무는 오른쪽 구석에 쬐끔만 보인다.

그 밑 땅바딱에 널너리한 자두 많이 보이죠.

     한 그루를 심어도 이렇케 길손에게 맛있고 풍성한 요깃꺼리를 제공하는 야무진 유실수를 길러야

          비싼 땅에서 한몫을 해 내는 것이다. 이것 땜시 내년 7월에도 여길 꼭 들려야 겠읍니다.

 주인장 나으리 벌써 몇년째 두고 두고 맛있는 자두를 무상으로 제공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 하옵 나이다.

 

 

 중앙에 군위가 폭우에 가려 희끄므레 하다.

버스 정류소 에서 식사를 해도 좋은 위치이긴 한데

아까 먹은 자두로 아직 배가 든든해서 참앗따.

 

군위에 당도하여  

 

 오늘 첫번째 목표물인 살구 나무는 이렇케 무참히 파여 지고 잘려저 한켠에 쌓여 잇었따.

그 살구 나무의 진가를 알지못하여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떤 것이다.

아이고 아까와  !

아이고 !

어쨌꺼나 유실수 하날 처치 하는데 아무런 관심을 끌지 못하다니 !

 새 건물을 지을려 해도 반드시 나무 몇그루는 심어저야 허가가 날텐데  ?  ?  ?

...........  할   ???????????????    ............  말   ????????????????     이 ..........

없었따.

 

 

 축협 옆 골목이 군위장 이라지만 ,날짜를 잘못알아 3,8 끝인 내일이 장날이란다.

폭우속을 뚫꼬 도착했는데 어처구니 없었따.

순간 온몸이 오싹 추워 젔따.

 

 

 빈 시장 점포만 처다보며

 

 소보 길을 물어 길을 나섰따.

 

 

 3번째 목표지인 소보로 향하다가  산길에서 버섯 하날 만났따.

 

 

 예전의 큰 강까에 있떤 소보리 가 아니라, 가도 가도 끝이없는 아주먼 소보면으로 잘못가고 잇는 걸까 ?

비가 자꾸만 우쭐거리며 뿌려 대니 사람을 통 만날수 없고 차들도 멈춰주질 않으니 길을 물을수도 없꼬,

이정표도 없는데 갈림길만 자꾸 나타나니 큰일이다.

육감으로 큰길쪽을 택하되 차가 비교적 많이 다닌다꼬 여겨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아 갓따.

 한손으론 자전거를 타고 한손으론 아까 가득 담아온 비닐봉지속의 자두를 꺼내 먹으며

폭우로 어두워진 땅거미를 물리치고 달렸따.

 

 아 ~  아 ! 드듸어 소보 가 나타 낫꾸나  ! ! !

옷을 대강 쥐어 짜고  정신을 가다듬꼬 여기 까지 온길을 헤아려 본다.

되돌아 나갈때 틀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왼, 왼, 오 ,왼,오 ... 돌아갈땐 꺼꾸로 되짚어 나가야지  !

 

 

 되돌아 나갈때 참고 하려꼬 뒤돌아 보며 사진을 찍어 놓앗따.

조명이 두개 켜인 저모습을 꼭 찾아야 할것이다.

 

 

 소보시장 도 무사히 찾아 냈따.

 

 

오늘이 소보장이긴 한데 비가 오니 장이 안섰딴다.

아직 이른 시각 이나 짐을싣고 뿔뿔이 헤어지고 잇었따.

비오는 날씨엔 자전거 타도 덥지 않아 좋치만, 시골장은 열리지 않음을 벌써 여러차례 경험 아닌가 ?

 

 

 수소문 해 둔데로 길을 물어 다시 서경 으로 향햇따.

 

 

 제법 큰 미륵상이 도로에서도 잘 보인다.

 

 

 어 ~ 엇  ! 이게 뭐야 벌써 장천과 해평 갈림길 이라니

그럼 대구로 돌아갈때는 계속 이리로 가버리면 쉽껬꾸나 !

 벌써 자두 한봉지가 거덜 나 잇었따.

        남은 자두 한봉지는 아껴야 겠따.

 

 마침내 듣던대로의 서경을 찾앗따.

아주 인상적인 이정표다.

날씨도 맑아지니 오늘 일이 쫌 순조롭게 풀리는가 보다.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리며 ...

결국 일이 꼬이고 말았따.

 

여기는 그런 약무시 를 키우지 않는단다.

언젠가 오래 전에 씨앗을 구해서 숭가 봉이 약무시가 아니라 다깡무시 였딴다.

 

이를 어쩌나 날도 벌써 저믄데 어딜또 헤메야 한담

딱해 보였는지 한곳을 알려 주는데

전혀 엉뚱한 방향이라

가볼까 말까 몹씨 망서리다

일러 준대로 길을 찾아 떠났따.

 실타래 꼬이듯 길이 자꾸만 꼬이고

.

.

.

어떻케 헤매다 봉이 달산리 를 찾아냇으나

폭우는 멎지 않고 캄캄하여 할일없이

남은 자두 한봉지 마저 거덜냈따.

그래도 비는 그칠줄 몰랐따.

빗물에 자두묻은 손을 씻고나서

새로운 용기를 내어 이집 저집 기웃거리기 시작 했따.

물에 빠진 쥐새끼 꼴로 온 옷자락에서 빗물을 줄줄 흘리며 아무집이고 들어가서 불러 봐도 인기척이 없엇따.

어떤 집에서 노파를 만났따.

의아한듯 놀래며 자초지종 예기를 듣따가

저짝 골목에 하믄 가보소, 이전에 하믄 들어 밧꾸망 !

 

집이래야 몇집 안되어 집집마다 들어가도 빈집이거나 사람이 없었따.

골짜기 끝까지 및뿐이나 오르내리다가

정신을 차리고 봉이 빈집 대문엔 풀이 무성했꼬

사람사는 집에는 농사지은 흔적과 불빛이 잇었따.

아무리 어두워도 그렇치 빈집을 눈치채지 못하다니 !

 

마실 갔다 오는듯한 우산쓴 남정내를 만났따.

지넉묵는 소리와 빗소리 땜시 인기척을 알아내지 못한 모양 이었따.

서슴없이 집안 이곳 저곳을 구경시켜 주어 너무나 고마웠따.

아이고 하나님 고맙심 데이 이렇케나 친절하신 농부 내외로 하여금 나를 맞이 해주시다니요 !

 

 이런 깊은 산꼴짝에도 적근대 랑 치커리랑 보쌈청갓이랑 최신 유행 채소들은 키우고 잇었따.

 

한때는 그런 약무시를 길럿따는 증거를 보여 주었따.

바로 채종용 탈곡기 였따.

 

 마침내 채소 씨앗 전용의 탈곡기도 직접만저 볼수 잇었따.

말로만 들어오던 기계를 어둠속의 깜깜한 곡간에서 더듬더듬 만저보니

벼 탈곡기 에다 선별기를 덧붙인것 같은 구조였따.

심봉사도 바로 이렇케 더듬어서 느끼며 살았을껏 같따.

그리고 해묵 거이지만

이곳 저곳 뒤지다가 약무시 라는 씨를 조금 꺼내 주신다. ----- 공짜로,

         씨는 죽엇꼤찌만 약으로 데려 먹을수는 있을 께요.

너무 깜깜하여 감사의 인사도 대충 고개 한번숙이는 거로 생략하여 황급히 빠저 나왓따.

 날은 이미 너무 어두워 지척을 분간키 어려웠따.

                          얼매나 헤매고 헤맷는지

      도무지 어둠속의 길찾기를 포기하여

먼발치에서 차가 자주 다니는 도로 방향쪽을 향하여 빗길을 계속 달리는데

 어쭈 이제는 숫째

      일차선 콘크리트 농로에다가 산비탈길 뿐이다.

         귀찮은 개 짓는 소리가 계속 마중 나온다.

           언제부터 이차선 도로에서 벗어났는지 조차도 기억나지 않는다.

                진짜로 전 O 통 기억 닮아가고 잇었따.

                      기억이 안나는지, 모르겠는지, 이차선엔 평생 한번도 가본적도 없는지 모를 지경이다.

  흙탕물 빗길을 너무 오래 달려 이젠 자전거 부레이크가 다 닳았는지 브레이크 잡으나 마나 였따.

쿵쾅 거리며 속도를 낼수도 없꼬

이곳 저곳에서 꽝 !, 쾅 ! 거리는 대포 소리가 고막을 찢을 지경이다.

처음엔 화들짝 놀랐찌만  아마 밤중에  몰래 사냥하는 거 겠찌 했는데,

 자꾸 들려 오니까, 그 소리는 아마도 멧돼지를 쫓으려고 화약을 터주는 소리 라고 짐작 됬따.

 

  예전엔    비오는날      도께비에 홀려        밤새도록 헛길을 뱅뱅 돌다가          닭이 울면 비로써 도까비가 풀려나서            정신이 번쩍 들었따고 하지 않앗떤가 ?

      나도 지금 그만 또래의 기력이 쇄해진 터이라

        정신 똑빠로 차리고 .... 아니지 저렇케 펑펑 터지는 대포 소리에 도까비 인들 도망가지 않코 배겨 나랴 !

 혹시 도까비가 저렇케 대포소리를 내는 바람에 내가 놀라서 도망 다니는게 아닐까 ? ? ?

     대포소리가 들려올때 마다 절로 목이 옴츠러지며

        빨리 패달을 밟으려고 빗물로 꽉찬 신발을 벗어 고인 물을 따라내고는 아예 자전거 뒤에 매달고 달렸따.

     기분이 좀 상쾌해 지긴 하였찌만

           얼마나 달렷을까 ?

                자전거 패달의 톱날같은 이빨에 발바닥이 아파와서

                   별 도리 없이 신발을 도로 신고 말았따.

                      맨발로는 발이 씨리다고 변명 해볼까 .

                           혼자 달리니 심심해서 차라리 질척거리주는 물장구질이 필요 했을 꺼야.

                아마도 이번에는 헤밍웨이를 닮아 가고 있는지 모르겠따.

                     그 노인도 아마 내 나잇살이나 듸얐을 꺼야 !

            이제는 심심함을 피해주려는 듯이 포성이 바로 귀밑에서 터저나와

                  자전거를 길옆 도랑으로 철커덕 몰아 붙였따.

어찌 어찌 헤매다 봉이 마침내 왕복 2차선 도로를 찾을수 잇었꼬 가끔 나타나는 자동차 불빛에

빗물에 뿌연 이정표를 보니 안계,부계  이런게 보였따.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밤길을 헤매댄 것이 분명타 !

 

옳커니 저런 불빛은 으례 문화시설물에서 비처지는 것이니 규모가 큰 군위 일거라 생각 됬따.

점 점 다가 갈수록 군위 임이 확실해저 안도의 한숨을 쉴수 잇었따.

비가 워낙 거세서 폰의 시각을 읽을 염두를 못했따.

밝은 불빛에서 급한데로 자전거 브레이크의 와이어를 조금 땅겨 수리를 하고

대구 쪽으로 길을 잡아 급히 자전거를 몰앗따.

    

도깨비에 홀리면 배고픈줄 모리고        밤새 가시덤불이고 바위절벽이고 상관없이 뜅겨 다니며           기운차게 홀려 다닌다 드니

              이제사 반쯤 정신이 드는지 ?

배는 고프지 않은데 이상하게도 다리에 힘이 빠저 페달 밝기가 힘들어

 

효령 장기동 버스 정류장에 들어가 비로써 밥을 먹기 시작했따.

 

두끼 밥을 한꺼번에 다 먹고는 피곤해서 앉은체 그대로 잠들고 말았따.

어느순간인지 옴몸이 뜨거운 물속에 잠기듯 하여 놀라 깨어보니

비는 멎어 잇었꼬 그야말로

따뜻한 바람이 확 확 불어왔따. 

 

 이때를 놓칠새라

대번에 자전거를 달려, 천평 까지 와서는 우체국 앞에서 공중전화를 한통 걸었떠니 대뜸

어듸 들어가서 자고 오란다. 

모텔들만 길가 여기저기 나딍굴고 있었찌, 여관이나 여인숙 같은거는 없엇타. 그런데 줄 돈도 없찌만 말이다.

유통센터를 지나서 부터는 가파르고 긴 오르막 길을 자전거를 내려서 칠컥 칠컥 물통 되버린 신발을 끌며 한시간 가까이 걸엇따.

 

 

 아 ~

저것은 틀림없는 다부동 불빛이다.

이제 한 30분만 기어 오르면 다부재를 오를수 잇을 것이다.

마지막 안깐힘으로 걸어 갔따.

 

 드듸어 다부재 바로 턱밑까지 왔따.

하늘도 무심찮아 구름 사이로 밝은 달빛을 뿌리고 잇었따.

할늼 고맙꾸마 ! 오날또 이렇키 다부재를 무사히 넘또록 건강을 주셔서 !

 

다부재 정점에 다다르자 자전거에 올라서 브레이크 작동을 시험해 본후 번개같이 내리막을 달리며

눈알에 힘을 불끈 주었따. 내리막 커브길은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빗물에 흘러내린 나뭇가지는 특히 위험하다.

 빗길 낙엽 더미는 자전거를 그냥 미끄러지게 한다는 경험을 되새기며,

한밤중이라 도로중앙을 초고속으로 달리다가 뒤쪽에서 차 불빛만 느껴저도 속도를 줄이며 비껴나는 방법으로  내리막 커브길을 요리조리 돌고 돌아 학명리, 가천,삼산동, 동명, 칠곡 을 거처

 

 금방, 대구의 명소 팔달시장 까지 왔따.

대구를 나선후 올 첨으로 시각을 보았따.

새벽3시 40분 경이었따.

골목안은 벌써 장사꾼들이 북새통이다.

  도깨비 소굴이 따로 없어 보인다.

 

 경대교의 남쪽 야경 이다.

   후유  숨을 길게 내 쉬고는 이제사 긴장을 풀엇따.

          하마터면 오늘밤 도께비에 쫓껴 크게 경칠뻔 했찌.

                 이미 경첬는지도 모리겠따.

 

 

 이게 구해온 약무시 씨 다.

 우쨌꺼나 목표는 달성해 냈따.

 

오늘의 행보를 결론 내리면

                          약무시 라는 씨앗의 정체는 바로

수출검사의 낙격품을 여러 단계에 걸처 거래 되는

                 왜무시의 씨앗 도 섞여 있었음을 밝혀 낸 것 이다.

으례 ,보관중 오래 되어 발아력도 없겠찌만 약으로 다려 먹는 용도로는 지장이 없어

 약무시 라는 용도로 새까맣케 변색돼도 불순물이 많아도

     두고 두고 팔려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 난 왠지 민완 수사관이 된 기분 이다.

 

대구~ 군위 52 km , 군위~소보 12 km ,소보 ~ 헤맨 거리  ??? 

아무튼 대략 처도 70 km 이상됨즉한 거리를 왕복했으니 150 km  쯤 듼다 처도

장대같은 빗속을 너무 많은 시간동안 헤매고 다닌것 같따 .

폭우도 몇번 만나긴 했찌만 말이다.

다음부턴 수일간 전국적으로 폭우주위보 내렸을땐 자전거로는 길을 나서지 말아야 겠땅 !

 

세수를 하려고 거울을 디려다 보니 온 얼굴이 흙탕물 투성이다.

  도까비가 내 혼줄을 빼버릴려고 얼굴에다 흙탕물을 뒤집어 씌운 것일까 ?

 .....  ?  .....  ?   .....  아니지 !

자전거 앞바퀴의 흙받이가 부실한 이유 일 것이다.

 

 

 특허를 낼량이면, 휴대폰 기능 + 네비게이터 , 한밤쭝 아무데서나 휴대폰을 걸면 자동으로 현위치가 표시되며

      가까운 지름길로 목적지를 안내해주는 시대가 온다면 ...

아냐 , 내가 몰라서 그렇치, 그런기 이미 나와 있을 끼이야 !

 

그런거 에다 방수카메라 기능 붙은거 나도 하나쯤은 가지고 댕기야 껬찌.